오랜만에 책장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스케줄러. 아이패드를 사용하기 전까진 꾸준히 종이 스케줄러를 써왔다. 추억을 되새김질하기 위해 본 스케줄러에 2017년 3월에 간 대만 여행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대학교를 막 졸업하고 워홀 준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던 나는 시간이 남아돌았었다. 그래서 시간이 맞는 친구와 함께 급출발한 3박 4일 대만 여행.

공항에서 휴대용 와이파이를 대여하고 지하철을 타고 숙소가 있는 타이베이 중심지까지 갔다. 체크인 후 용캉지에로 향했다. 용캉지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거리로 골목골목 귀여운 편집샵이나 베이커리, 카페가 많다. 골목 한가운데 작은 공원이 있어서 강아지들이나 주민들이 많이 모여있다. 골목에 있는 푸른 공원이라니 괜히 대만 영화 속으로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배가 고팠던 나와 내 친구는 딘타이펑으로 가서 밥을 먹었다. 전에 함께 홍콩 여행을 했었는데 그때 홍콩에서 맛있게 먹은 새우 볶음밥과 샤오마이 그리고 시그니처 메뉴인 샤오룽바오를 먹었다. 역시 프랜차이즈라서 그런지 안정적인 맛이다.



밥 먹고 힘내서 중정 기념관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코코에 들러서 얼굴만 한 버블티를 냠냠 먹으며 걸어갔다. 대만에서 처음 먹어본 코코 버블티는 정말 맛있었다.

중정 기념관 앞에 도착.



기념관 내부에 큰 호수와 공원이 있어서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았다. 우리 말고도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고 간간히 러닝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우리 집 근처에도 이런 곳이 있으면 나도 종종 뛸 텐데...(아님)라는 생각을 하면서 걸었다.



날씨가 흐리멍텅해서 사진에 예쁘게 담기지 않았지만 건물의 규모도 매우 크고 색도 예뻐서 눈이 호강하는 기분이었다. 아쉽게도 공사 중이어서 많은 곳을 둘러보진 못 했지만 가볍게 산책한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대만에 도착한 시간 자체가 오후였기 때문에 다음 장소를 위해 중정 기념관을 뒤로하고 급하게 이동했다.
용산사에 도착하니 이미 해가 슬슬 지고 있었고 헐레벌떡 입장했다. 평일 저녁시간이었는데도 구경하러 온 관광객과 기도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저녁에서 와서 잘 절이 잘 안 보이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해가 지고 난 후의 절의 모습도 분위기 있어서 오히려 이 시간에 온 게 다행이다 싶었다.


해가 지고 사람들이 많이 빠진 용산사는 조용하고 묘한 분위기가 났다. 무교인 나와 친구는 따로 기도하진 않았지만 사람들이 기도하는 것을 구경하며 잠시 앉아 있었다. 저녁이 되고 사람들이 많이 빠져서 조용한 용산사를 마음껏 구경하고 왔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까르푸에 들렀다. 여행지에서 마트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나와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구경하는 게 재밌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물건들과 특이한 음식들을 구경하며 까르푸에서 간식과 맥주, 만한대찬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사 온 것들을 먹었는데 만한대찬이 너무 맛있어서 감동적이었다. 처음 도전해 보는 우육면이라 입에 안 맞으면 어쩌지 했던 내가 어이없을 정도로 흡입했다. 우리가 만한대찬을 흡입하는 것을 본 리셉션 직원이 얼만 전에 혼자 우육면 투어를 온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자기는 유명한 가게의 우육면보다 만한대찬이 더 맛있다는 말을 했다고 했다. 그 사람에게 공감하며(나는 유명한 가게의 우육면을 먹어 본 적이 없지만) 다음 날 또 사 먹겠다고 다짐하고 타이베이의 첫째 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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