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서핑이 너무 해보고 싶었다. 호주 생활을 하면서 하려면 할 수 있었지만 학교를 다니고 파트타임을 하느라 일주일에 온전히 하루도 쉬지 못했고 쉴 수 있는 날은 국경일 같은 공휴일이었기 때문에 막상 서핑을 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물론 핑계라면 핑계일 수 있지만 결국엔 서핑 한 번 못해보고 호주를 떠났다. 그래서 가오슝 여행에서 서핑을 꼭 하고 싶었고 친구도 동의했다. 가오슝 근처에 있는 치진 섬이라는 곳에서 서핑 강습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인스타 디엠으로 연락해 예약을 했다. 치진 섬을 가기 위해 이른 시간에 숙소에서 나와서 걷다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려고 들어갔는데 커피 버블티가 있었다.
머리 위에 물음표가 가득했지만 난 커피도 좋아하고 버블티도 좋아하기때문에 도전해봤다.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다음날에도 또 사 먹었다. 커피도 좋아하고 버블티도 좋아한다면 대만 편의점에서 발견하는 즉시 사 먹으십시오 제발.... 누가 우리나라에서도 팔아주세요... 제발..... 만날 갈 자신 있다.
항구에서 배를 타고 치진섬에 도착해서 서핑 강습을 받기 위해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간이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바다로 서핑보드를 들고 나갔는데 솔직히 서핑보다 서핑보드 들고 이동하는 게 더 힘들었다. 생각보다 너무 무거워서 팔이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 들고 가면서 나중에 근육 빵빵이가 되어 한 손으로 서핑보드를 들고 멋지게 서핑하는 나를 상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강사님의 강의를 듣고 도움을 받아 몇 번 물에 빠지다 보니 오기가 생겼고 생각보다 정신없지만 너무 즐거워서 십 분 정도 장래희망이 서핑 강사로 바뀌었었다. 사실 나는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다. 검도도 오래 했고 복싱도 했었다. 그리고 얕은 물에서 배워서 그런지 금방 서서 파도를 탈 수 있었다. 파도를 타니까 기분이 째졌다. 그렇지만 체력이 금방 바닥났고 친구도 힘들어해서 같이 바다에 앉아서 시시콜콜한 대화를 하며 앉아있었다. 강사님이 나에게 패들보드 한 번 타보라고 해서 궁금해서 쪼르르 달려가 탔다.
키가 작아서 그런가 패들이 나보다 훨~~씬 길어서 노 젓는 게 너무 힘들었고 서핑에 비해 천천히 나아가고 중심 잡는 것도 힘들어서 멀미가 났다ㅋㅋㅋㅋㅋㅋ 금방 포기하고 다시 친구랑 모래에 앉아서 햇볕을 쐬고 강습시간이 끝나 간이 샤워장에서 씻고 치진 섬을 산책했다. 물에 들어갔다 와서 노곤 노곤한데 바람을 기분 좋게 불고 해가 천천히 지고 있어서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친구랑 연신 와~여기 최고다. 정말 좋다.. 하면서 기분 좋게 걸었다. 그래서 여행에서 돌아와서도 만나면 한동안 치진 섬 이야기를 했다.
앉아서 석양을 구경하다가 해가 다 지고 친구랑 배를 타러 항구로 돌아갔다. 완전히 어두워지고 치진섬을 빠져나오는데 너무 아쉬웠다. 나중에 꼭 다시 올 것을 다짐하며 숙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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