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지막이 일어나서 준비하고 간 단데농 마운틴. 사실 여긴 차 끌고 가는 게 가장 좋지만 나는 산 길을 운전할 자신이 없기에 트레인 타고 버스로 갈아타서 멀리멀리 돌아갔다. 멜버른 중심지와 달리 외곽이라 굉장히 한적하고 조용해서 좋았다.
하지만 산 꼭대기여서 진짜 얼어죽을 뻔했다.


정상에 올라가자서 경치를 10초 정도 보자마자 동생이랑 집에 가자^^...라고 하며 버스 시간표를 봤는데 한 시간 후에 버스가 있었다. 그래서 얼어 죽기 전에 눈앞에 보이는 키오스크로 들어갔고 거기서 음료를 무려 세잔이나 마셨다.


몸이 따듯해지고 버스가 올 때쯤 나가서 버스를 타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감기 걸리지않게 푹 쉬었다.
마지막 날은 여유롭게 동생을 데리고 전시회에 갔다. 마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전시회가 열려서 동생과 상의한 후 가기로 결정했다.


전시회 구성이 알차고 체험 활동이 많아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입장하자마자 들어갔기때문에 느긋하게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사진도 찍고 즐겁게 구경했다.





전시회를 보고 나오는데 전시회 만족도를 조사하는 할머니분이 오셔서 인터뷰하시길래 이것저것 대화하다 대한민국이 왜 분단국가가 된 이유까지 말하다 왔다ㅋㅋㅋㅋ 말하면서도 내가 이걸 왜 말하지?? 하는 혼란의 스몰 톡을 끝내고 동생과 세인트 킬다 해변으로 향했다. 전에 세인트 킬다에 왔을 때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함께 루나 파크도 산책하고 펭귄들이 숨어있는 바위도 보고 해변을 걷다가 이제 슬슬 돌아갈까?? 하고 있는 와중에 내리는 우박.



나는 이런 미쳐버린 멜번 날씨에 익숙했지만 동생은 매우 당황했고 우박이 너무 많이 떨어지기에 우박을 잠시 피하러 근처에 펍에 갔다. 해가 중천에 떠있는 낮이었기에 레몬라임 비터를 시키고 감자튀김을 시켜놓고 앉아있었다.



날씨 때문에 헛웃음이 나왔지만 그래도 내가 동생한테 멜번 날씨가 진짜 별로라고 말할 때마다 믿지 않았는데 몸소 증명해 보이게 되어 기분이 썩 나쁘지만은 않았다. 좋은 이미지는 아니지만 동생은 우박 덕분에 멜버른에 대한 인상이 깊이 남았는지 아직도 종종 그때 우리 우박 맞았잖아 하면 이 날을 바로 떠올린다. 멜버른은 날씨가 변덕스러운 걸로 유명하니 쨍한 멜버른을 보고 싶다면 여행은 호주의 늦봄, 늦가을에 여행을 가길 추천한다. 여름엔 정말 타 죽는 게 뭐인지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날씨는 예측불가이고 멜버른의 날씨는 더더더더 욱 예측불가이기 때문에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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