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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책

히가시노 게이고 :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by Vamos a la luna 2022.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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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 하빌리스


책 제목만 보고 히가시노 게이고가 혹시 영화 기생충에서 영감을 받았나?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사실 이 책은 1988년에 일본에서 출간되었고 2021년에 한국에서 출간된 것이라 기생충과는 전혀 관련 없다. 소설의 배경은 일본의 거품경제 시절이지만 중간중간에 나오는 몇 개의 단어(전자 주소록 이라던가 컴패니언이라는 단어)만 제외하면 소설의 배경이 현재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책을 읽을 때 장면이 머릿속에 생생히 그려지기 때문이다. 상황 묘사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소설 스타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각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져 몰입이 잘되고 소설의 캐릭터에 이입하기 쉽게 글을 쓰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읽고 책을 덮으면 아 이거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져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에 읽은 소설 또한 마찬가지였다. 짧은 단편 드라마로 만들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두 분류로 나눠 감상하는데 인물들의 개인적인 사정과 감정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작품과 사회적인 문제를 바탕에 깔고 그것을 반영한 인물들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드러내는 작품 분류한다. 이번 소설은 일본의 거품경제 시절을 배경으로하는 소설로 사회적 문제를 작품 속에 담아냈지만 무겁게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가벼운 연극을 보는 느낌으로 전개된다. 내용이 복잡하거나 감정선이 무겁지 않아 편하기 읽기 좋은 책이었다. 하지만 다 읽은 후에도 책의 제목의 계획이 있는 그녀는 대체 누구인 걸까? 하는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그녀가 에리인가 싶지만 명확하진 않다. 소설이 마무리되고 역자의 후기가 나오는데 역자의 후기 또한 정말 좋았다. 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후기여서 꼼꼼하게 정독했다. 오랜만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었는데 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여서 차기작을 또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줄거리 정리 - 스포 없음]

뱅큇 컴퍼니 소속의 컴패니언 교코는 하나야 보석의 파티에서 손님을 응대하기 위해 호텔로 출근한다. 출근 길에 하나야 보석 가게의 쇼윈도에서 비싼 보석들을 구경하며 언젠가 자신도 꼭 저 보석들을 사겠다는 다짐을 한다. 부자의 아내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교코는 하나야 파티에 참석한 다카미 부동산의 전무 슌스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고 슌스케는 그런 교코를 마음에 들어 한다. 파티가 끝나고 동료 에리와 컴퍼니에서 대기실로 사용하기 위해 빌려둔 호텔 방 203호에서 둘이 마지막으로 문을 닫고 나온다. 호텔 카페에 앉아있는 슌스케를 보고 고쿄는 에리와 로비에서 헤어져 카페로 들어가 우연을 가장해 슌스케와 대화를 나눈다. 슌스케의 선약이 끝난 후 호텔 앞 카페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고쿄는 카페에서 슌스케를 기다린다. 잠시 후 교코는 슌스케에게 에리가 호텔의 203호에서 자살했다는 연락을 받고 다시 급하게 호텔로 돌아간다. 형사 시바타는 에리와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교코와 대화를 나누고 여러 가지 정황을 파악한 후 에리의 죽음이 타살 일 것이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개인적인 호기심과 에리의 죽음에 의문을 갖는 슌스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교코는 시바타와 함께 사건을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에리의 전 직장 동료인 유카리를 알게 되고 유카리 또한 교코와 함께 진실을 추적한다. 교코와 시바타는 에리의 고향인 나고야에 탐문수사를 가서 에리의 전 애인 이세가 슌스케의 큰 아버지 유타로를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을 알게 된다. 이 사건과 에리의 죽음의 관련성을 수사하는 도중 유카리가 살해당하고 시바타는 에리와 유카리 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마루모토와 슌스케를 의심한다. 유타로 살인사건의 진실이 담긴 이세의 메시지. 그 메시지를 따라 도쿄로 온 에리와 그녀를 살해한 범인. 이 사건은 어디서 시작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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